안녕하세요, 희명무역입니다.
솔직히 이 얘기를 꺼내야 하나 좀 고민했습니다. 왜냐면, 대부분의 셀러분들이 듣고 싶은 말이 아니거든요. 춘절 끝나면 다들 "이제 시작이다!" 하면서 텐션이 올라가는 시기인데, 거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서요.

그런데 저희가 매년 이맘때 겪는 일이 있습니다. 2월 말~3월 초에 급하게 연락 오시는 분들. "발주 넣었는데 생산이 안 잡혀요", "샘플이랑 양산품이 왜 이렇게 다르죠?", "배송이 3주째 안 움직이는데요." 이런 전화가 진짜 쏟아집니다.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전부 춘절 직후에 서둘러 움직인 분들이에요.

공장 불 켜졌다고 생산 되는 거 아닙니다
이거 현장을 안 겪어본 분들은 잘 모르시는 부분인데, 춘절 연휴가 공식적으로 끝나는 날짜랑 공장이 실제로 돌아가는 날짜는 완전히 다른 얘기예요.

중국 제조업 인력 구조를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외지에서 올라온 근로자들이 대부분이거든요. 춘절에 고향 내려갔다가 돌아오는 시점이 다 제각각이에요. 어떤 사람은 정월대보름 지나서 오고, 어떤 사람은 아예 공장을 바꿔버리기도 하고. 사장 입장에서도 인원이 다 채워져야 라인을 돌리는데, 그게 연휴 끝나자마자 되는 게 아니거든요.

거기다 연휴 전에 밀린 오더가 있습니다. 기존 거래처에서 넣어둔 재주문, 연전에 계약했는데 생산 못 들어간 물량, 연초 대량 발주건. 이게 줄줄이 쌓여 있는 상태에서 신규 셀러 초도 물량이 바로 라인에 올라갈 리가 없죠. (여기서 한 달 가까이 대기 타는 경우도 봤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항상 드리는 말씀이, 춘절 이후 첫 발주는 "빠르게"가 아니라 "넉넉하게" 잡으셔야 한다는 거예요. 2주 여유면 될 걸 3~4주로 잡는 게 결국 돈을 아끼는 길이더라고요.
작년 단가 들고 와서 협상하시면 안 됩니다
이것도 매년 반복되는 패턴인데요. 셀러분들이 작년 하반기에 받았던 견적서를 기준으로 "이 가격에 맞춰달라"고 하시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근데 춘절 지나면 공장들이 연초 원가 재산정을 합니다. 원자재값 변동, 인건비 조정, 전기료 같은 고정비 반영. 이게 다 1월~2월 사이에 일어나요. 그러니까 작년 12월에 받은 견적이랑 올해 3월 견적이 같을 수가 없는 거죠.

꼭 단가가 오르기만 하는 건 아닙니다. 물량 조건이나 결제 방식에 따라 오히려 내려가는 품목도 있어요. 핵심은, 이전 견적을 "기준"으로 삼지 말고, 지금 시점에서 새로 원가 구조를 짜셔야 한다는 겁니다. MOQ도 바뀌는 경우 많고요. (작년에 500개였는데 올해 갑자기 1,000개로 올린 공장도 있었습니다)

초도 거래하시는 분들은 특히 이 부분 주의하셔야 해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중국 OO 원가" 이런 정보, 그거 다 시점이 지난 자료일 확률이 높습니다.
샘플 괜찮았으니까 양산도 괜찮겠지? 이 생각이 위험합니다
춘절 직후 시기에 특히 조심해야 하는 게 바로 이겁니다. 샘플과 양산 사이의 품질 차이.

왜 이 시기에 유독 그러냐면,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인력 변동이 있기 때문이에요. 숙련공이 빠지고 새 인원이 들어오면 같은 금형, 같은 자재를 써도 마감이 달라집니다. 솔기 처리, 도장 균일도, 부자재 조립 정밀도. 이런 부분에서 편차가 나오는 거죠.

모든 공장이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리스크가 평소보다 높은 시기인 건 맞아요.
그래서 이 시기에는 좀 귀찮더라도 이렇게 하시는 게 낫습니다. 처음부터 대량으로 때리지 말고 소량 테스트부터 돌리세요. 포장 상태 하나하나 까보시고, 부자재 마감 체크하시고, 랜덤 검수를 평소보다 촘촘하게 잡으셔야 합니다. (검수 한 번 빠뜨려서 컨테이너 단위로 반품 맞은 사례도 있습니다. 농담 아니에요.)
생산 끝난 날이 입고 날짜가 아닙니다
의외로 이걸 헷갈리시는 분들이 많아요. 공장에서 "생산 완료"라고 연락 오면, 거기서부터 국내 창고까지 얼마나 걸리냐. 이걸 "한 2주?" 이렇게 단순하게 계산하시면 일정이 틀어집니다.

춘절 직후는 물류도 정상이 아니거든요. 항만 체선, CFS 적체, 통관 일정 변동. 평소에는 안 걸리던 구간에서 며칠씩 밀리는 일이 생깁니다. 해상 스케줄도 연휴 전후로 조정되니까, 내가 원하는 선편이 만석이라 다음 주로 밀리는 것도 흔한 일이에요.
특히 시즌 상품 준비하시는 분들. 이거 진짜 주의하셔야 합니다. 봄 시즌 상품인데 물류에서 2주 밀리면 그냥 시즌 끝나는 겁니다. 생산 완료일에서 최소 3~4주는 잡으시고, 변수 생길 걸 전제로 일정 짜셔야 해요. 물류 구간 리스크를 별도 항목으로 따로 잡아두시는 게 안전합니다.

결국 빨리 뛴 사람이 아니라, 제대로 짠 사람이 이깁니다
이맘때 셀러분들 다 비슷한 마음이에요. "남들보다 빨리 움직여야 한다." 그 마음은 이해합니다. 근데 현장에서 보면, 빨리 뛴 사람이 잘 되는 게 아니라 구조를 잘 짠 사람이 결국 살아남더라고요.

제품군은 어떻게 나눌 건지. 테스트 물량은 얼마나 태울 건지. 단가, MOQ, 물류비 다 합쳐서 총 원가가 어떻게 되는지. 이걸 한 번이라도 정리하고 출발한 셀러는, 중간에 변수가 생겨도 대응이 됩니다. 안 짜고 간 사람은 문제 터질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고요.

중국 수입대행이라는 게, 공장 하나 연결해주는 단순한 작업이 아닙니다. 발주 구조, 결제 타이밍, 물류 루트. 이 세 가지가 맞물려야 한 시즌이 돌아가거든요. 그 세팅을 제대로 해두느냐 마느냐가, 같은 제품을 소싱해도 수익률이 갈리는 이유예요.

춘절 이후 시장이 열리는 건 맞습니다. 기회의 시기인 것도 맞고요. 다만 기회라는 건 준비된 사람한테만 기회지, 급한 마음에 덥석 뛰어드는 분들한테는 그냥 수업료가 됩니다.

조금 느려도 괜찮습니다. 구조부터 잡고 출발하세요. 저희가 매년 지켜보는 건데, 그렇게 시작한 분들이 결국 첫 시즌을 무사히 넘기시더라고요.
소싱이나 발주 구조 관련해서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편하게 연락 주세요. 희명무역이 같이 봐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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