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연휴와 춘절이 겹치는 이 시기, 사업자가 꼭 알아야 할 이야기 -
안녕하세요, 희명무역입니다. 한국과 중국의 설 명절(춘절) 기간이 유사한 이유는 두 국가 모두 태음태양력(Lunisolar Calendar)이라는 동일한 역법 체계를 공유해온 문화적 배경 때문인건 다들 아실꺼라 생각됩니다. 물론 연휴 기간은 조금 상이합니다. 중국은 대체적으로 2월말까지는 공장이 대부분 쉬기 때문에, 업무는 사실상 3월부터 개시입니다.

요즘 사무실 전화가 유독 많이 울립니다. 설 연휴 직전이라 그런가 싶었는데, 내용을 들어보면 거의 비슷해요. "지금 발주 넣으면 언제쯤 받을 수 있어요?" 이 질문이 열 통 중 일곱 통은 되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 시기엔 저희도 좀 긴장하거든요. 한국은 설이고, 중국은 춘절이고. 양쪽 다 명절이니까 분위기가 느슨해지는 건 당연한데, 문제는 그 느슨함이 생각보다 오래 간다는 거예요. 단순히 며칠 쉬고 끝나는 게 아니라, 무역 전체 리듬이 한 박자 느려지는 구간이라 보시면 됩니다.

공장이 멈추는 건 일주일, 근데 영향은 한 달
중국 춘절 공식 휴무? 일주일 남짓입니다. 서류상으로는 그래요. 근데 실무에서 체감하는 건 완전 다릅니다.

왜냐면 공장 인력 대부분이 타지 출신이거든요. 광둥성 공장에서 일하는 분들 상당수가 쓰촨, 후난, 구이저우 같은 내륙 출신이에요. 이분들이 고향 가는 데만 이틀, 돌아오는 데 이틀. 거기에 현지에서 가족들이랑 시간 보내다 보면 복귀가 슬금슬금 밀립니다. (매년 겪는 건데도 매년 당합니다, 저희도)

중소 공장은 특히 타격이 커요. 춘절 1~2주 전부터 이미 생산 라인 정리에 들어가고, 연휴 끝나고도 인력이 다 복귀할 때까지 1~2주는 더 걸립니다. 계산해 보면 실질적으로 한 달 가까이 생산이 제대로 안 돌아가는 셈이에요.

대형 공장이라고 사정이 완전 다르냐? 그것도 아닙니다. 일부 라인은 돌리지만 신규 발주 받는 건 보수적으로 가거든요. 결국 실제 생산 투입 시점은 연휴 지나고 나서인 경우가 태반이에요.

그러니까 핵심은 이겁니다. "공장 문 열었어요?"가 아니라 "내 물건 생산에 실제로 들어갔어요?"를 물어야 합니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질문이에요.
이우시장? 가봤자 텅 비어 있습니다

중국 소상품 도매 하면 이우를 빼놓을 수가 없죠. 이우국제상무성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도매시장이 있고, 거기서 못 구하는 게 없다는 말이 돌 정도니까요.

근데 춘절엔 얘기가 달라집니다. 상인들도 사람인지라 다 고향 가요. 점포 셔터 내리고 떠나버립니다. 일부 구역은 아예 불 꺼진 상태로 방치돼요. 평소에 사람 넘쳐나던 복도가 쥐 죽은 듯 고요합니다. (직접 가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그 갭이 꽤 충격적이에요)

이 시기에 이우 쪽으로 뭘 해보려 하면 이런 일들이 동시에 터집니다.
샘플 보내달라고 연락해도 답이 없고, 단가 조율하자고 하면 "춘절 끝나고 얘기하자"는 답변만 돌아옵니다. 물류도 축소 운영이라 창고에서 물건 빼는 것도 일정이 안 맞아요. 한마디로, 움직일 수 있는 게 거의 없는 시기예요.

그래서 이 기간엔 무리하게 소싱 나서기보다 다음 시즌에 뭘 할 건지 품목 정리하고, 거래처 리스트 다시 훑어보고, 단가 비교표 업데이트하는 게 훨씬 낫습니다. 조급하게 움직여봤자 연락도 안 되고 허탕만 치거든요.
이 시기에 무역대행은 뭘 하고 있느냐

"그럼 대행사는 이때 놀아요?" 라고 물으시는 분들 계시는데, 오히려 반대입니다. 춘절 전후가 무역대행 입장에서는 가장 정신없는 시기 중 하나예요.
일단 연휴 전 마지막 출고를 잡아야 합니다. FCL이냐 LCL이냐에 따라 마감 타이밍이 다른데, 이걸 역산해서 "이 날짜까지 공장에서 물건 빠져야 배 탈 수 있다"는 걸 계산합니다. 이거 하루만 밀려도 다음 선적까지 2~3주를 기다려야 하니까, 대표님들 통장 잔고에 직격탄이에요. (자금이 묶이는 기간이 길어지는 거죠)

그다음이 공장별 일정 체크입니다. 같은 품목을 만들어도 광둥 쪽 공장이랑 저장 쪽 공장이 복귀하는 속도가 다릅니다. 장쑤 쪽은 또 다르고요. 이걸 공장마다 일일이 확인 안 하면 "2월 말 출고 가능"이라고 들었던 게 3월 중순으로 밀리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아, 그리고 이건 실무 팁인데요. 생산 발주가 부담스러운 시점이면 재고형 거래를 노리는 것도 방법이에요. 이미 만들어져 있는 물건을 사는 거니까 생산 리드타임이 빠지잖아요. 납기 스트레스가 확 줄어듭니다. 물론 원하는 스펙에 딱 맞는 재고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지만요.
대표님들이 자주 묻는 것들
Q. 춘절 끝나면 바로 정상화되나요?
A.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공식 휴무가 끝나도 실제 가동률이 올라오려면 1~2주는 더 걸려요. 특히 중소 공장일수록 복귀 인력이 들쑥날쑥해서, 완전 정상화는 2월 말~3월 초쯤 잡으시는 게 현실적이에요.
Q. 지금 발주하면 늦은 건가요?
A.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데, 춘절 직전 발주는 납기 리스크가 높은 건 사실입니다. 급하지 않은 물량이면 연휴 끝나고 공장 상황 보면서 넣는 게 안전하고요. 정말 급한 건 재고 물량 위주로 알아보는 게 답일 수 있어요.
Q. 이우시장 직접 가보려고 하는데, 언제쯤이 좋을까요?
A. 정월 대보름(원소절) 지나고 나서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보통 그때쯤 되면 상인들이 하나둘 복귀하거든요. 너무 일찍 가시면 닫힌 점포 앞에서 발만 동동 구르게 됩니다.

춘절이 무서운 게 아니에요. 그냥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기일 뿐입니다. 급한 물량은 출고 일정 한 번 더 점검하시고, 새로 시작하려는 건 연휴 지나서 잡아도 충분해요. 이우 중심으로 소싱하시는 분들은 이 시기를 하나의 "시즌"으로 인식하시면 편합니다. 여름 장마철에 우산 챙기듯, 춘절엔 일정 여유를 챙기는 거죠.

저도 이번 설 연휴에는 고향 좀 다녀오려고 합니다.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즌 시작되면 또 정신없어질 테니까, 그전에 충전 좀 하려고요. 대표님들도 남은 연휴 잘 보내시고, 궁금한 거 있으시면 카톡이나 전화 편하게 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3월에 뵙겠습니다.
희명무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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