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상품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요소 중 하나가 HS코드입니다. 보통은 공장 단가, 최소주문수량, 물류비, 납기 일정 등에 먼저 신경을 쓰다 보니 HS코드는 통관 단계에서나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무를 조금만 경험해보면, HS코드 하나로 전체 수입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체감하게 됩니다.

HS코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품목 분류 번호로, 단순히 세관 신고를 위한 숫자가 아닙니다. 이 코드에 따라 관세율이 결정되고, 수입 규제 여부, 인증 대상 여부까지 함께 판단됩니다. 즉, HS코드는 비용과 리스크를 동시에 결정하는 기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 수입의 경우 품목이 다양하고 유사 상품이 많아 코드 판단이 더욱 까다로운 편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문제는 중국 공급처가 안내한 HS코드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중국 내 통관 기준과 한국 세관 기준은 세부 해석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신고하면 세관에서 재분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추가 관세가 부과되거나, 이미 책정한 원가 구조가 흔들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비슷한 상품이면 HS코드도 같을 것’이라는 오해입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플라스틱 소재라 하더라도 완제품인지, 부품인지, 산업용인지, 생활용품인지에 따라 코드가 달라집니다. 실제로는 미세한 용도 차이 하나로 관세율이 몇 퍼센트 이상 차이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 차이는 반복 수입이 누적될수록 상당한 비용 격차로 이어집니다.

HS코드는 각종 인증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특정 코드로 분류되는 순간 KC인증, 전기용품 안전인증, 위생 관련 서류 제출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사실을 사입 이후에 알게 되는 경우입니다. 이미 생산이 완료된 상품이 인증 문제로 통관이 지연되거나, 추가 비용을 들여 인증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HS코드는 단순 검색이나 공급처 안내만으로 결정하기보다는, 국내 통관 기준을 중심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관세청 품목 분류 사례, 기존 통관 이력, 유사 제품 판례 등을 함께 참고하는 것이 안전하며, 필요 시 관세사의 사전 검토를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특히 장기적으로 반복 수입을 계획하고 있다면 초기 코드 설정이 이후 모든 거래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중국 수입에서 경쟁력은 단가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숫자 하나가 물류비, 관세, 인증 비용, 일정 리스크까지 좌우한다는 점에서 HS코드는 반드시 관리해야 할 기본 요소입니다. 수입 구조를 안정적으로 가져가고 싶다면 HS코드를 ‘통관용 번호’가 아니라 ‘전략 요소’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