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매시장을 처음 접하면 ‘어디서 무엇을 사야 하는지’부터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우시장, 광저우시장, 선전 전자시장은 모두 중국을 대표하는 도매 허브이지만, 취급 품목과 시장 구조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제품 특성에 따라 접근 전략도 달라집니다. 실무에서는 이 구분을 제대로 못하면 잘못된 지역에서 소싱을 시도해 일정과 비용이 모두 어긋납니다.

먼저 이우시장은 전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초대형 종합 도매 클러스터입니다. 생활용품, 문구, 장난감, 패션잡화, 공예·비즈부자재, 홈데코 같은 완제품·반제품 카테고리가 매우 강합니다. 특히 생산 공장과 연결된 중간도매업체가 많아 소량 주문이 유연하고, 빠른 샘플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우시장은 ‘빠른 소싱, 다양한 SKU, 생활잡화 위주 제품’에 가장 적합합니다. 제품 다양성이 높아 신규 아이템 테스트에도 좋습니다.

광저우시장은 패션 의류·가방·패션소재·속옷·신발 같은 패션 중심 시장입니다. 생산지와 도매지가 밀접하게 연결된 구조라 최신 트렌드가 가장 먼저 반영되는 곳이고, 고급 퀄리티의 OEM/ODM 공장도 많이 포진해 있습니다. 반면, 가격대가 이우보다 높고 MOQ가 상대적으로 빡센 편입니다. 브랜드 목적의 맞춤 제작, 소재 중심 제품, 패션 디자인 기반 제품을 한다면 광저우 접근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선전은 중국 IT·전자 제조의 심장부라고 불립니다. 화창베이 전자시장이 대표적이며, 반도체 부품, 스마트기기 부자재, 각종 PCB/MCU, 블루투스·전파 기반 제품, 고사양 프로토타입 제작까지 전자 분야의 모든 흐름이 이곳에서 이루어집니다. 소량 시제품 개발에도 빠르고, 공장의 기술력이 높아 커스텀 전자제품을 만들 때는 선전이 사실상 정답입니다. 다만 인증(KC·전파인증) 리스크가 높은 품목이 많아 사전 검토가 필수입니다.

이 세 시장은 구조적으로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제품군을 잘못 매칭하면 애초에 협상이 불가능한 상황이 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전자제품을 이우에서 찾으려고 하면 대부분 PB 제품이거나 사입형이어서 기술적 커스텀이 어렵고, 반대로 잡화를 선전에서 찾으면 단가 경쟁력이 떨어지고 대응도 느립니다. 그래서 중국 대행사들은 품목별로 시장 맵 자체를 고정해두고 움직입니다.

시장 접근 방식도 지역마다 다릅니다.
이우는 “광범위한 소싱 → 후보군 정리 → 테스트 오더” 방식이 효율적이고,
광저우는 “소수 공장과 깊은 커뮤니케이션 → 샘플링 → 대량 생산” 구조가 맞습니다.
선전은 “기술 사양서 상세화 → 프로토타입 제작 → 성능 테스트 → 양산 전환”이 기본 구조입니다.

운송 역시 시장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이우는 항공합포가 강하고(속도 중심),
광저우는 해상 LCL 물량이 많으며(물량·패션 중심),
선전은 전자제품 특성상 항공·특송 비중이 높습니다.

결국 중국 도매시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제품군 → 시장 매칭 → 생산/도매 구조 파악 → 협상 구조 설계”
이 흐름으로 접근해야 실수가 없습니다.

중국 도매시장을 단순히 ‘싸게 사는 곳’이 아니라 ‘제품 특성에 맞는 공급망 허브’로 이해하면 소싱 성공률이 훨씬 높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