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래처와의 협업은 제품보다 ‘소통’이 더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처음엔 순조롭게 시작했던 거래가, 말 한마디의 오해로 틀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온라인 기반의 위챗, 이메일 중심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단어 하나, 이모티콘 하나에도 뉘앙스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수는 누구나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이후의 ‘대응 방식’입니다.

가장 흔한 커뮤니케이션 오류는 ‘지시형 말투’입니다. 한국식으로는 자연스러운 요청이라도, 중국 측에서는 명령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건 수정해 주세요” 대신 “혹시 이 부분을 이렇게 바꿔도 괜찮을까요?”라는 식으로 완곡하게 표현하면 상대의 반응이 달라집니다. 협상에서도 직접적인 ‘No’보다는 “다른 방법을 한 번 시도해볼 수 있을까요?”가 더 효과적입니다.

언어보다 더 위험한 건 ‘시간 차’입니다. 중국 거래처는 위챗 메시지를 즉시 확인하지만, 한국 쪽에서는 번역이나 내부 검토 후 답변이 늦어질 때가 있습니다. 이런 간극이 길어지면 상대는 ‘거래 의지가 약하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희명무역은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 알림으로 ‘답변 예정’ 메시지를 미리 보내 상대를 안심시키는 방식을 씁니다. 단순한 한 줄의 회신이 신뢰를 지켜줍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감정 표현의 차이’입니다. 한국식 “괜찮아요”는 상대에 따라 “별로 만족하지 않는다”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중국 거래처의 “没问题(문제없어요)”는 정말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일단 그렇게 해보자”는 임시적 의미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희명무역에서는 반드시 문장 뒤에 “확정인가요?”를 덧붙여 정확한 의사 확인을 합니다.

거래 중 실수가 발생했을 때는 ‘핑계보다 사과’가 빠릅니다. 일부 바이어는 불량이나 지연이 생기면 바로 책임을 돌리지만, 중국 공장은 그때부터 방어적으로 변합니다. 오히려 “우리도 일정 조율에 미흡했다”라는 표현을 먼저 하면 상대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로 바뀝니다. 사과는 약함이 아니라,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신호입니다.

신뢰를 회복하려면 ‘기록’이 중요합니다. 문제가 발생한 날짜, 내용, 해결과정을 문서로 남겨두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포장 오류가 있었을 경우, 이후 거래 시 “이전에 같은 문제가 있었으니 이번에는 출하 전 사진 확인 부탁드린다”고 언급하면 상대도 진지하게 대응합니다. 희명무역은 이런 사례를 ‘거래 리포트’ 형태로 분기별 정리해 공장과 공유합니다.

실무적으로는 ‘감정 복원’도 필요합니다. 한 번 어긋난 관계는 단순한 사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거래 중단보다, 작은 주문으로 다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소량 테스트 주문을 먼저 진행하며 “이번엔 문제없이 마무리해보자”고 제안하면, 상대 공장도 자존심을 지키면서 관계를 복원할 기회를 갖게 됩니다.

결국 중국과의 거래는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니라 ‘인간 관계’의 연속입니다. 언어가 달라도 신뢰는 동일한 기준 위에서 쌓입니다. 희명무역은 그 경험을 통해 배웠습니다. 계약보다 대화가, 단가보다 신뢰가 오래 간다는 것을. 거래는 언제든 새로 시작할 수 있지만, 신뢰는 오직 한 번만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