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장과 거래를 하다 보면 샘플은 분명 괜찮았는데, 양산품이 들어오면서 미묘하게 다른 경우를 겪게 됩니다. 색감이 다르거나, 마감이 거칠어지거나, 재질의 느낌이 달라지는 식입니다. 초보자 입장에서는 “사기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실무 현장에서는 비교적 자주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샘플과 양산품이 달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생산 환경의 차이입니다. 샘플은 대부분 소량으로 제작되며, 공장 내부에서도 숙련도가 높은 작업자가 직접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양산 단계에서는 여러 라인이 동시에 가동되고, 작업자도 분산되기 때문에 샘플과 완전히 동일한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자재 관리 문제입니다. 샘플 제작 시 사용된 원단이나 부자재가 양산 시점에는 동일하게 확보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공장은 유사한 자재로 대체하는 선택을 하게 되는데, 사전에 합의되지 않으면 결과물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특히 염색 원단이나 코팅 자재는 로트 차이만으로도 눈에 띄는 편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단가와 직결된 문제입니다. 샘플 단계에서는 단가를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양산 단계에서는 원가 절감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봉제 방식, 마감 공정, 포장 방식이 간소화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공장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하지만, 거래처에서는 품질 저하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샘플 승인 단계의 기준 설정입니다. 단순히 “OK”라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부분이 기준이고 어떤 부분은 허용 가능한지를 명확히 정리해야 합니다. 색상, 원단 두께, 마감 방식처럼 변수가 될 수 있는 요소는 최대한 문서나 이미지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양산 전 프리프로덕션 샘플을 요청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실제 양산 라인에서 나온 첫 제품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이 단계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수정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추가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전체 물량을 다시 처리하는 것보다는 훨씬 효율적인 선택입니다.

1688 사입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판매자가 제공한 이미지와 실제 제품이 다를 경우, 단순 클레임으로 끝내기보다는 생산 공장 기준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복 사입 상품이라면 첫 거래에서 기준을 잡아두는 것이 이후 거래를 훨씬 안정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결국 샘플과 양산의 차이는 중국 공장의 문제가 아니라, 생산 구조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변수에 가깝습니다. 이 변수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거래의 안정성이 결정됩니다.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기준을 만들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