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입, 위탁 잘 되는데 사입 넘어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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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7회 댓글 0건작성일 26-02-1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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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희명무역입니다.
얼마 전에 한 셀러분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대표님, 저 위탁으로 월 500만 원 정도 찍고 있는데요. 사입 넘어가면 마진이 더 나오지 않을까요?" 이 질문, 한 달에 서너 번은 받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대답은 늘 같아요.
"그거요, 답이 '예스'일 수도 있고 '노'일 수도 있어요. 근데 대부분은 확인도 안 하고 넘어가다가 고생하시더라고요."
오늘 글은 그 확인 과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위탁에서 사입으로 넘어가는 게 맞는 타이밍인지, 뭘 따져봐야 하는 건지. 숫자 이야기도 좀 하고, 실제로 넘어갔다가 다시 위탁으로 돌아온 사례도 꺼내볼게요.
돈이 먼저 나가느냐, 나중에 나가느냐
위탁이랑 사입의 차이를 한마디로 줄이면 이겁니다. 돈이 언제 나가느냐.
위탁은 주문이 들어온 다음에 구매대행한테 돈을 보냅니다. 팔린 만큼만 사는 거예요. 팔리기 전까지 내 돈이 묶이지 않으니까, 망해도 크게 안 다치는 구조죠.
사입은 반대입니다. 팔리기 전에 먼저 돈을 쓰는 겁니다. 몇백만 원, 많으면 몇천만 원을 중국 공장에 보내고, 물건이 한국에 도착하고, 그때부터 하나씩 팔아서 회수하는 거예요.
이 순서가 뒤집히는 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체감은 완전히 다릅니다. 위탁 할 때는 "오늘 주문 몇 개 들어왔네" 하는 감각이었다면, 사입으로 넘어가면 "이 물건 언제 다 빠지지" 하는 감각으로 바뀌거든요. 밤에 재고 수량 들여다보면서 한숨 쉬는 날이 생긴다는 뜻이에요.
배송 속도는 빨라집니다. 위탁은 중국에서 한국까지 기다려야 하니까 리드타임이 길잖아요. 사입은 이미 국내에 재고가 있으니까 당일·익일 출고도 가능하고, 고객 만족도도 올라가죠. 근데 그 속도를 얻기 위해 선투입한 자금이 얼마인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CS도 달라져요. 위탁에서는 구매대행사가 어느 정도 중간 역할을 해줬는데, 사입하면 불량 터졌을 때 내가 직접 안아야 합니다. 교환이든 환불이든, 그 비용이 고스란히 내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겁니다.
"사입하면 마진 15% 더 남지 않나요?"
이런 계산을 가져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위탁 단가 8,000원짜리를 사입하면 5,500원에 들어온다. 2,500원 차이. 월 300개 팔면 75만 원 더 남는다.
숫자만 보면 맞는 것 같죠? 근데 여기에 빠진 게 좀 있어요.
국제 운임은 넣으셨나요. 통관 수수료는요. 관세랑 부가세는요. 국내 물류센터 입고비, 보관비는요. 불량 나왔을 때 폐기하거나 재포장하는 비용은요. 환율이 견적 받을 때랑 송금할 때 달라진 부분은요.
이거 전부 넣으면 2,500원 차이가 1,200원까지 줄어드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거기서 재고가 안 돌면? 남는 게 없어요.
그래서 "사입이 위탁보다 무조건 낫다" 이건 공식이 아닙니다. 판매량이 일정 이상 안정적으로 나오고, 회전이 빠른 품목에서만 사입이 유리한 거지, 아직 테스트 단계인 상품을 사입으로 가져가면 그건 도박에 가깝거든요. (이거 진짜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월 몇 개 팔아야 사입으로 넘어가도 될까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딱 몇 개라고 선 긋기가 어렵습니다.
왜냐면 같은 월 200개라도, 그게 한 SKU에서 200개 나오는 건지 스무 개 SKU에서 10개씩 나오는 건지에 따라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한 SKU가 꾸준히 월 200개 이상 나간다? 그러면 사입 검토할 가치가 있습니다. 근데 여러 SKU에서 찔끔찔끔 나오는 상황이면, 위탁 유지하면서 데이터를 더 쌓는 게 맞아요.
제가 실무에서 보는 기준은 대략 이렇습니다.
하나, 같은 상품이 3개월 연속으로 일정량 이상 팔리고 있는가. 두 번째, 시즌 타는 품목은 아닌가. (시즌 품목을 대량 사입했다가 시즌 끝나면... 아시죠) 세 번째, 반품률이 일정 수준 이하로 안정되어 있는가. 네 번째, 재구매가 발생하는 상품인가.
이 네 가지가 다 '예스'면 사입 전환을 진지하게 고려해볼 타이밍입니다. 하나라도 흔들리면 아직 이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전부 사입으로 바꿀 필요는 없어요. 잘 팔리는 메인 SKU 두세 개만 사입으로 돌리고, 나머지는 위탁으로 유지하는 분들이 오히려 더 안정적으로 운영하시더라고요. 전면 전환보다 부분 전환이 리스크가 적습니다.
검수, 위탁 때는 남 일이었는데
위탁할 때는 구매대행사가 검수를 어느 정도 해줍니다. 물건 상태 사진 찍어서 보내주고, 심하게 불량이면 걸러주기도 하고요.
사입으로 넘어가면 그 역할이 온전히 내 몫이 됩니다. 몇천 개 들어온 물건을 하나하나 까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 보고 넘기면 고객한테 불량이 가는 거고.
특히 의류, 악세사리, 생활잡화 같은 품목은 로트마다 미세하게 다른 경우가 흔해요. 샘플 받았을 때 "오, 괜찮은데?" 했는데 양산 들어오니까 실밥이 풀려 있거나 색감이 다르거나. 이런 일이 진짜 자주 벌어집니다.
그래서 사입 전환하시려면, 발주 전에 검수 기준을 문서로 만들어두세요. 어디까지가 합격이고 어디서부터가 불량인지.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준을 남겨두는 게 좋습니다. 구두로 "품질 좋게 해주세요" 하면 중국 쪽에서는 자기들 기준으로 OK 찍어서 보내거든요. 기준이 다른 겁니다.
불량 터졌을 때 대응 프로세스도 미리 정해야 해요. 몇 퍼센트까지는 허용할 건지, 그 이상 나오면 어떻게 할 건지. 이게 없으면 매번 중국 쪽이랑 감정 싸움만 하게 됩니다.
환율, 위탁 때는 몰랐던 이야기
위탁은 건당 결제니까 환율 영향이 분산됩니다. 이번 주문은 좀 비싸게 샀어도, 다음 주문 때 환율이 내려가면 평균이 맞춰지는 식이죠.
사입은 한 번에 큰 금액을 보내니까, 그날 환율이 곧 내 원가가 됩니다. 견적 받을 때 190원이던 위안화 환율이 송금할 때 195원이 되면, 1만 위안 기준으로 5만 원이 그냥 날아가는 겁니다. 여기에 통관할 때 과세환율까지 또 다를 수 있고요.
그리고 자금 회수 기간 문제가 있어요. 위탁은 팔린 만큼만 결제하니까 현금 흐름이 깔끔한데, 사입은 물건 들여오고 나서 다 팔릴 때까지 돈이 잠기잖아요. 그 사이에 다음 시즌 상품도 사입해야 하고, 광고비도 나가고. 통장 잔고가 줄어드는 속도를 보면서 심장이 쫄깃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분할 송금으로 리스크를 나누는 것도 방법이에요. 처음에 30% 선금 보내고, 생산 완료 후 잔금 치르는 식으로 하면 환율 변동 영향을 좀 분산시킬 수 있거든요.
사입 넘어갔다가 다시 위탁으로 돌아온 분 이야기
작년에 한 셀러분이 계셨어요. 위탁으로 여성 의류 팔면서 월 800만 원 정도 매출을 올리고 계셨는데, 사입으로 전환하면 마진이 두 배는 나올 거라고 계산을 하신 거예요.
첫 사입 물량으로 1,500만 원어치를 들였습니다. 문제는 의류가 시즌을 심하게 타는 품목이라는 거였어요. 가을 물량을 8월에 넣었는데, 그해 가을이 유난히 따뜻하더라고요. 10월까지도 안 팔리는 물건이 창고에 쌓여 있는 겁니다.
결국 시즌 지나서 원가 이하로 떨이 치셨습니다. 정산해보니까 위탁으로 그냥 돌렸으면 벌었을 금액보다 적게 남은 거예요.
이분이 실수한 게 뭐냐면, 데이터가 3개월도 안 되는 상품을 대량 사입한 거예요. 위탁에서 두세 달 잘 나갔다고 해서 바로 올인하면 안 되는 겁니다. 최소 한 시즌은 데이터를 보고 판단했어야 했어요.
지금은 이 셀러분, 메인 상품 3개만 사입하고 나머지는 전부 위탁으로 운영하고 계십니다. 오히려 그 구조가 총이익이 더 높다고 하시더라고요.
상담할 때 많이 나오는 질문들
Q. 위탁이랑 사입을 동시에 하면 관리가 복잡하지 않나요?
→ 처음 한두 달은 좀 헷갈릴 수 있어요. 근데 사입 SKU가 두세 개면 금방 루틴이 잡힙니다. 관리 복잡도보다 리스크 분산이 주는 안정감이 더 크다는 분들이 많아요.
Q. 사입 물량은 보통 어디에 보관하나요?
→ 소량이면 집이나 사무실에 두시는 분도 있고, 양이 좀 되면 3PL 물류센터 이용하시는 분도 계세요. 월 보관비가 생각보다 나오니까, 이것도 원가에 꼭 넣고 계산하셔야 합니다.
Q. 중국 공장이랑 직접 거래하면 더 싸지 않나요?
→ 단가는 낮아질 수 있어요. 근데 커뮤니케이션, 품질 관리, 물류 조율을 전부 직접 해야 하거든요. 무역대행을 끼느냐 직접 하느냐는 단가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과 에너지의 문제입니다. 내가 그 시간에 판매에 집중하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Q. 사입 실패하면 원복이 가능한가요?
→ 물건이야 떨이로 빼면 되지만, 들어간 자금과 시간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작게 테스트하는 거예요. 전면 전환이 아니라 부분 전환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글이 좀 길어졌네요.
정리하자면, 위탁에서 사입으로 넘어가는 건 "더 잘 벌기 위한 업그레이드"가 아닙니다. 구조가 바뀌는 겁니다. 돈이 나가는 순서가 바뀌고, 책임지는 범위가 넓어지고, 신경 써야 할 게 많아지는 거예요.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준비가 된 상태에서 넘어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데이터로 확인되지 않은 감으로 넘어가면 높은 확률로 고생합니다.
잘 되는 SKU 두세 개부터 시작하세요. 나머지는 위탁으로 돌리면서 데이터를 모으세요. 급할 것 없습니다. 천천히 구조를 바꿔가는 게 결국 오래 가는 방법이에요.
사입 전환 관련해서 궁금한 점 있으시면 편하게 연락 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희명무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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